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운동을 가르치며, 생각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 『청춘의 독서』를 읽고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단순히 발차기와 품새를 지도하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의 하루를 맡는 일이고, 어떤 경우에는 인생의 방향을 스치듯 결정짓는 일이다. 그래서 관장은 늘 고민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는 이 질문 앞에서 관장을 멈춰 서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독서법을 가르치지도, 성공의 비결을 설파하지도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책을 통해 어떻게 생각하는 인간으로 성장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독서 에세이’가 아니라 ‘사유의 기록’에 가깝다.

태권도를 오래 가르치다 보면 기술은 결국 도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발차기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고, 메달은 서랍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스스로 생각하는 힘,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아이의 평생을 지탱한다. 『청춘의 독서』는 바로 그 힘이 어디서 길러지는지를 조용히 설명한다.
요즘 아이들은 바쁘다. 학원, 숙제, 스마트폰, 영상 콘텐츠 속에서 생각할 틈 없이 하루를 보낸다. 그 속에서 태권도장 또한 ‘하나의 일정’으로 소비되기 쉽다. 그러나 태권도장이 진짜 교육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몸을 단련하는 시간과 함께 생각을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 필요성을 관장에게 다시 일깨운다.
『청춘의 독서』 속 유시민의 청춘은 완벽하지 않다. 흔들렸고, 방황했고, 때로는 틀렸다. 그러나 그는 책을 통해 자신을 점검했고, 질문했고, 다시 방향을 잡았다. 이것은 태권도 수련의 과정과 닮아 있다. 넘어지고, 틀리고, 다시 서는 반복 속에서 아이는 성장한다. 독서 또한 그러하다.
관장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우리 도장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운동을 잘하는 아이를 넘어,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는 바람이다. 정답을 잘 외우는 아이가 아니라, 스스로 질문할 수 있는 아이.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아이 말이다.
태권도장에서 말하는 인성교육은 예절 교육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인성은 결국 생각의 깊이에서 나온다. 『청춘의 독서』는 인성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관장과 사범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당장 읽히기 위한 책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을 지도하는 어른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교육의 결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운동은 몸을 단단하게 만들고, 독서는 생각을 단단하게 만든다. 태권도장이 이 두 가지를 함께 품을 수 있다면, 우리는 비로소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청춘의 독서』는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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