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이제 태권도장도 ESG를 알아야 할 때다 – “세상을 바꾸는 도장의 힘”
요즘 뉴스나 정부 발표, 기업 홍보자료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ESG다. 얼핏 들으면 기업들만 신경 써야 할 경제 용어 같고, 우리 같은 작은 태권도장이 신경 쓸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이제는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조직과 단체가 ESG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
ESG란 무엇인가?
ESG는 각각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즉, 기업이나 조직이 돈만 잘 버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제품을 만들거나, 직원의 인권을 보장하고, 투명한 재무관리와 공정한 의사결정을 실천하는 기업이 좋은 ESG 점수를 받게 된다.
ESG는 어디서 시작되었나?
ESG라는 개념은 2004년 유엔(UN)이 기업들에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단순한 수익성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과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기업 평가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투자의 리스크와 기업의 신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에는 기후 위기, 노동 문제, 기업 내부 비리 등이 잇따르면서 ESG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한국도 ESG에 본격 돌입했다
우리나라 역시 ESG를 무시할 수 없는 흐름 속에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정책에서 ESG 경영을 강조하며, 기업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평가받아야 하고, 점수가 낮은 기업은 정부의 지원이나 투자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도 ESG 평가 기준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의미다.
태권도장과 ESG? 무슨 상관일까?
많은 도장 지도자들이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체육 교육 기관이지, 무슨 기업도 아닌데 ESG가 왜 필요하지?”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자. 태권도장은 엄연히 작은 기업이자 지역 사회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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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자원의 절약, 분리수거, 친환경 제품 사용은 환경(E)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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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인권, 인성교육, 지역 봉사활동 참여는 사회(S)에 대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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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비와 운영 방침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도자 간 공정한 운영을 실천하는 것은 지배구조(G)다.
즉, 태권도장도 이미 ESG의 틀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왜 ESG가 도장의 미래에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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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사업에서 ESG가 기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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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공공사업에서 ESG 지표가 포함되고 있으며, 체육 관련 지원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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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시민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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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도장”, “폭력이나 체벌 없는 건강한 교육”, “지역과 함께하는 도장”은 학부모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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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재를 키우는 장소로서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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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정직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가치를 알려주는 첫 번째 공간이 도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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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ESG는 단순히 기업들이 쓰는 어려운 말이 아니다. 이제는 모든 조직과 지도자들이 알아야 할 미래를 준비하는 키워드다. 태권도장도 이제는 교육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영과 가치 중심의 실천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자. LED 전구로 바꾸기, 도장 쓰레기 분리수거 교육, 투명한 운영방침 공유, 제자들과 함께하는 지역 나눔 행사. 이러한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ESG를 실천하는 멋진 도장’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도장은 단지 발차기를 가르치는 공간이 아니다.
지금은 세상을 배우고,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실천하는 ‘미래 시민 교육의 출발점’이다. 이제 태권도 지도자들도 ESG를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도자의 품격, 도장의 신뢰, 그리고 대한민국 태권도의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