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비즈니스타임즈 유동현 칼럼니스트 기자 |
태권도 수련층의 회귀를 바라며

낭만태권도장 유사범
저는 '회귀'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뜻, 쉽게 말하면 모든 것은 돌고 돈다는 뜻이죠.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라는 말도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2026년 현재,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0명입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가 한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니까요. 이 숫자는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우리 모두에게 직접적인 경고입니다.
전국 태권도장의 90% 이상이 유소년 수련생으로 채워져 있는 현실에서, 이 수치는 곧 우리 산업의 핵심 수련층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 서서히 소멸해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태권도를 첫 수련하던 1993년, 그때는 지금과 풍경이 사뭇 달랐습니다. 유소년보다 오히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일반부 성인 수련생들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태권도 도장은 아이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나이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몸을 단련하고 정신을 수련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태권도장은 '유소년 수련층만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졌습니다. 유소년 수련층에 의존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정작 청소년과 성인이라는 거대한 잠재 수련층은 도장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우리 지도자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지도자 자신의 실기능력입니다. 유소년 수련층에 편중된 도장 구조에서는 지도자의 실기능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러했습니다.
기본 동작을 가르치고, 품띠 심사를 준비시키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역할만으로도 도장 운영이 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모든 도장이 그랬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인과 청소년 수련생에게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들에게 지도자의 실기능력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도장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입니다.
주짓수를 생각해 보십시오. 주짓수가 성인과 청소년 수련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분명합니다. 첫 타임부터 마지막 타임까지, 관장과 사범이 수련생과 함께 몸을 부딪히며 스파링을 하고, 같은 매트 위에서 기술을 주고받습니다. 필자인 저 역시 9개월간 직접 주짓수를 수련하며 참여관찰로 확인한 사실입니다. 지도자가 시범을 보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땀 흘리며 기술을 공유하는 동시에 성장하는 파트너인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예전 도장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범님들은 모든 수련생과 함께 겨루기를 뛰었고, 발차기 한 번을 맞춰보기 위해 직접 미트를 들고 함께 움직였습니다.
청소년과 성인 수련생들은 그 실기능력을, 그 몸으로 보여주는 진짜 실력을 보고 도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에 새겨지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함께 겨루고 함께 맞아가며 버텨내는 인내, 서로의 몸을 맡기고 기술을 주고받는 협동심, 그리고 선배가 후배를 다치지 않게 이끌고 후배가 선배를 예로써 대하는 태도까지. 지금 우리가 말하는 인성교육이 바로 그 실기 수련 안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출산이라는 흐름을 지도자 개인의 힘으로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도장의 문을 누구에게 열어둘 것인가, 그리고 그 문 앞에 선 지도자가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 것인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유소년 수련층이 줄어드는 시대에 청소년과 성인 수련층이 다시 도장을 찾게 만드는 열쇠는 화려한 마케팅이 아니라, 지도자 스스로가 매트 위에서 증명하는 실기능력입니다. 입으로만 태권도를 지도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도장 매트 위에서 함께 구르고 함께 맞아주는 지도자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의 태권도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진짜 회귀가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