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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뉴스

교육비만 바라보는 도장은 위험하다!

태권도장 옆 작은 무인매장, 위기의 도장에 새로운 수익 파이프라인이 될 수 있다

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교육비만 바라보는 도장은 위험하다!

 

태권도장 옆 작은 무인매장, 위기의 도장에 새로운 수익 파이프라인이 될 수 있다.

 

요즘 태권도와 무술 지도자들을 만나면 예전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굳이 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표정만 보면 알 수 있다. 경기가 좋지 않고 수련생 모집은 어려워졌으며, 임대료와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운영비는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평생 태권도와 무술을 수련했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한 지역에서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왔다. 그러나 성실하게 지도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보장받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수련생 몇백 명이 다니는 대형 도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 사교육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해 이제는 특별히 좋은 입지나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일부 도장을 제외하면 대규모 수련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태권도장 살아남기》의 저자로서 나는 지금의 도장 경영자들에게 한 가지 분명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제 교육비 하나에만 의존하는 도장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련생의 월 교육비는 여전히 도장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수익원만으로 임대료, 인건비, 차량비, 관리비와 각종 교육비용을 감당하는 구조는 경기 변화와 수련생 감소에 지나치게 취약하다.

 

수련생이 몇 명만 줄어도 매출이 크게 흔들리고, 방학이나 이사철이 되면 관장의 마음까지 함께 흔들린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지도해도 늘 불안한 경영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제 도장에도 여러 개의 수익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

 

줄넘기와 유아체육, 방과 후 돌봄,  주말 행사, 용품 판매, 지도자 교육, 온라인 콘텐츠 등 도장이 가진 공간과 전문성, 고객 관계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대안 가운데 하나로 나는 ‘태권도장 옆 무인매장’을 제안하고 싶다.

 

 

도장 옆이나 도장 건물의 유휴공간에 무인커피숍, 무인아이스크림·과자점, 무인 한강라면 매장과 같은 소규모 무인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태권도장에는 이미 일정한 고객이 있다. 매일 아이들이 오고, 학부모들이 자녀를 기다리며, 형제자매와 지역 주민이 자연스럽게 오간다. 일반 창업자는 돈을 들여 고객을 새로 모아야 하지만, 도장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단골과 생활 동선이 존재한다.

 

바로 이것이 도장이 가진 강력한 자산이다.

 

수업을 기다리는 학부모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수련을 마친 아이가 부모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고르며, 저녁 시간에는 가족들이 라면과 간식을 이용할 수 있다. 도장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학원과 아파트, 학교, 상가의 유동인구까지 고객으로 연결할 수 있다.

 

특히 무인매장은 상주 직원을 두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관장이 수업하는 동안에도 판매가 가능하고, 키오스크와 CCTV, 원격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인력으로 관리할 수 있다. 도장과 가까운 곳에 있다면 상품 보충과 청소, 시설 점검에도 유리하다.

 

그렇다고 무인매장이 누구에게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업은 기대감이 아니라 숫자로 판단해야 한다. 임대료와 관리비, 장비 구입비, 원재료비, 카드 수수료, 전기료, 도난과 폐기 손실까지 계산해야 한다. 주변 상권과 유동인구, 경쟁 매장, 학부모의 대기 시간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처음부터 큰 매장을 만들기보다 도장 내부의 작은 유휴공간이나 저렴한 인접 점포를 활용해 작게 검증하는 것이 좋다. 매출이 높아 보이는 것보다 매달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무인커피숍은 대기하는 학부모와 직장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 수 있다. 무인아이스크림·과자점은 어린이와 가족 고객의 접근성이 높다. 무인 한강라면 매장은 청소년과 젊은 층, 저녁 시간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다. 도장의 입지와 고객 특성에 맞춰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의 태권도장은 단순히 태권도만 가르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역의 아이와 부모가 만나고, 교육과 돌봄, 건강과 생활편의가 연결되는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도장은 이미 신뢰와 공간, 고객,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이제 그 자산을 새로운 수익으로 연결하는 경영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관장이 장사꾼이 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좋은 교육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경영의 기반부터 튼튼하게 만들자는 이야기다. 도장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 좋은 교육도 지속할 수 없고, 관장의 철학도 지켜낼 수 없다. 안정적인 수익은 교육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교육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언젠가는 경기가 좋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다림만으로는 부족하다. 도장 안의 수련생 수만 바라보지 말고 도장 주변의 공간과 고객, 시간과 브랜드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없는가.


수업을 기다리는 학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 도장의 고객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상품은 무엇인가.
교육비 외에 매달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태권도장 옆 무인매장이 될 수 있다.

 

매달 100만 원이든 200만 원이든 안정적인 추가 수익이 생기면 도장의 경영은 달라진다. 그 수익은 임대료 일부가 될 수도 있고, 사범의 급여나 차량 유지비,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비용이 될 수도 있다. 작은 수익 파이프라인 여러 개가 모이면 도장은 위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갖게 된다.

 

이제 관장은 훌륭한 지도자인 동시에 자신의 도장을 책임지는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태권도를 잘 가르치는 능력에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드는 능력을 더해야 한다. 도장 경영의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그러나 위기는 기존의 방식을 바꾸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교육비만 기다리는 도장에서 벗어나자. 태권도장 옆 작은 공간부터 새로운 수익의 문을 열어보자.

 

태권도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도장을 오래 지켜내기 위해 지금은 또 하나의 파이프라인을 준비해야 할 때다.

 

글|안병철 《태권도장 살아남기》 저자·태권도장 경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