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태권도로 국경을 넘다”…한·중 청소년 150여 명, 평택에서 우정의 발차기
중국 5개 지역 어린이·청소년 100여 명 방한…한국 청소년 50여 명과 태권도로 교류
“도장 밖 세상을 경험하는 것도 교육”…태권도, 기술 수련 넘어 견문 넓히는 글로벌 교육 콘텐츠로
태권도는 단순히 발차기와 품새를 배우는 운동에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인사하고, 땀 흘리고, 함께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한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뜻깊은 한·중 문화교류의 장이 9일 경기도 평택에서 펼쳐졌다.
이날 중국 5개 지역에서 한국을 찾은 어린이·청소년 100여 명과 학부모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에서는 호키태권도를 비롯한 어린이·청소년 50여 명이 함께해 태권도를 매개로 특별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중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배를 타고 한국을 찾아 이번 연수 일정에 참여했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한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또래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는 일정 가운데 태권도가 중요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태권도복을 입는 순간, 우리는 같은 친구가 됐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도, 생활해 온 환경도 달랐지만 태권도 수련이 시작되자 아이들 사이의 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한국과 중국의 어린이·청소년들은 함께 태권도를 배우고 몸을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바라보고 웃었다. 태권도 시범단이 선보인 역동적인 시범과 공연도 참가자들에게 큰 즐거움과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이날 행사의 의미는 누가 더 발차기를 잘하고, 누가 더 높은 기술을 보여주는가에 있지 않았다.
서로 다른 나라의 아이들이 태권도라는 하나의 문화 속에서 함께 움직이고 서로를 이해해보는 경험 자체가 교육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생활하는 학교와 가정, 도장을 벗어나 다른 나라의 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경험이 필요하다.
책이나 영상으로 중국을 배우는 것과 실제 중국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운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반대로 중국의 어린이들에게도 한국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태권도를 수련한 기억은 한국과 태권도를 이해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남게 된다.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는 것도 태권도 교육이다
오늘날 태권도장의 역할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태권도장이 신체 단련과 기술 습득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제는 인성교육과 사회성, 리더십, 협동심은 물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 공간으로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견문을 넓혀주는 교육’은 중요하다. 낯선 사람을 만나보고, 다른 문화를 접하고,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또래들과 어울려보는 경험은 아이들의 생각의 크기를 키운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머뭇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함께 인사하고, 발차기를 하고, 박수를 치고, 웃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사실을 배운다. “세상은 넓고,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함께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교과서만으로 가르치기 어렵다.
그래서 국제교류와 문화체험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
태권도는 세계와 연결되는 훌륭한 교육 콘텐츠
이번 행사는 태권도가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서 얼마나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는지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태권도는 언어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사범의 동작을 보고 따라 하고, 서로 미트를 잡아주고, 함께 구호를 외치며 짧은 시간에도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태권도에는 인사와 예절, 배려와 존중이라는 교육적 요소가 담겨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한국의 무술 기술 하나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한국의 문화와 정신, 예절까지 함께 전달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늘어나는 시대에 태권도장 역시 세계와 연결되는 작은 문화교류센터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선 태권도장에서도 국제교류를 거창한 행사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외국의 태권도장이나 학교, 청소년단체와의 교류, 외국인 태권도 체험, 해외 수련생과 국내 수련생의 합동수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그 경험 하나가 아이들에게는 오랫동안 기억되는 교육이 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의 수고가 만든 특별한 하루
뜻깊은 행사가 안전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도자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날 역시 이른 시간부터 참가자들의 이동과 운전, 행사 준비와 전체적인 진행을 위해 지도진들의 헌신적인 백업이 있었다.





또한 함께 참여한 중·고등부 수련생들은 어린 동생들을 챙기며 행사 진행을 도왔고, 초등부 수련생들 역시 먼 이동에도 밝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중국 친구들과 함께했다. 이러한 모습 역시 태권도 교육의 한 부분이다.
선배가 후배를 챙기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찾아 움직이며, 함께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 태권도장에서 배운 예절과 책임감이 실제 현장에서 행동으로 이어질 때 교육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행사를 화려하게 만드는 것은 무대 위의 공연일 수 있지만, 좋은 교육행사를 완성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의 책임감과 배려다.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는 태권도장이 되어야” 이번 한·중 태권도 문화교류는 몇 시간의 짧은 만남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남는 기억의 길이는 반드시 행사의 시간과 같지는 않다. 어린 시절 처음 만났던 외국 친구,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 웃었던 순간, 멋진 태권도 시범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던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 남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작은 경험들이 쌓여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태권도 교육도 이제 도장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하고,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며, 태권도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세계로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역시 오늘날 태권도 지도자가 고민해야 할 교육의 방향이다.
좋은 태권도 교육은 아이에게 좋은 발차기 하나를 더 가르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 넓은 세상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존중하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태권도가 가진 또 하나의 중요한 교육적 가치다. 평택에서 함께 땀 흘리고 웃었던 한국과 중국의 아이들에게 이날의 만남이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게 만드는 소중한 첫걸음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