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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뉴스

[특집] 태권도만 가르치면 되는 걸까?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태권도의 정신, 변화해야 할 것은 교육의 방법이다

엘리트 체육과 일반 수련생 교육은 목적이 다르다. 기술만을 가르치는 시대를 넘어, 태권도를 통해 인성·경험·사회성·자신감을 함께 키우는 교육이
오늘날 태권도장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무도비즈니스타임즈 안병철 기자 |

 

[특집] "태권도만 가르치면 되는 걸까?"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태권도의 정신, 변해야 할 것은 교육의 방법이다.

 

"태권도장은 태권도만 가르치면 된다." 

태권도 지도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오랫동안 무도의 가치를 지켜온 지도자들에게는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본다.

 

정말 태권도만 가르치면 되는 걸까?

 

이 질문은 태권도의 본질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태권도의 가치를 더 오래 지키기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교육의 방향을 묻는 질문이다.

 

오늘날 태권도장의 수련생 대부분은 국가대표를 꿈꾸는 엘리트 선수가 아니다.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도장을 찾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부모들이 태권도장에 보내는 이유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체력을 기르고, 예절을 배우며, 자신감을 얻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익히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기를 바란다. 다시 말해,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 역시 그 기대에 맞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태권도의 기본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기본동작과 품새, 겨루기, 격파, 예절, 인성교육은 태권도장의 중심이다. 이것이 약해진다면 태권도장의 정체성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기본을 지킨다는 것과 교육의 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교육은 시대와 함께 발전해 왔다. 학교도 예전처럼 교과서만 읽는 공간이 아니다. 토론과 프로젝트, 체험학습, 진로교육, 예술교육, 스포츠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다.

 

태권도장도 같은 고민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름방학을 생각해 보자. 폭염 속에서 평소와 똑같은 강도의 운동만 반복하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충분한 수분을 제공하고, 냉방 환경을 점검하며,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 역시 지도자의 책임이다. 이틀에 한 번 얼음을 얼려 아이들에게 시원한 음료를 제공하거나, 아이스젤리를 준비해 주는 작 은 배려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는 '우리를 생각해 주는 도장'이라는 신뢰가 된다.

 

여기에 방학이라는 계절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더한다면 어떨까. 포인트 시장을 열어 경제 개념을 배우게 하고, 영화 관람을 통해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물놀이와 캠프에서 협동심을 기르고, 줄넘기나 다양한 스포츠 체험으로 새로운 신체 능력을 발견하게 하는 것.

 

이런 경험은 태권도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태권도의 정신을 실제 생활 속에서 경험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교육 과정이다. 일부 지도자는 "그건 태권도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의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엘리트 체육과 일반 생활체육 교육은 목표가 다르다. 엘리트 선수는 최고의 경기력을 목표로 훈련한다. 반복과 집중, 기록과 성과가 중요하다. 

 

반면 대부분의 태권도장은 일반 수련생을 지도한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생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한 인성을 갖추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는 것이다. 교육학에서도 다양한 경험은 아이들의 인지 발달과 사회성,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요소로 이야기된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과 협동, 놀이, 체험은 학습 효과를 높이고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행사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다. 행사가 수업을 대신해서도 안 된다. 반대로 수업만 반복하다 아이들이 운동의 즐거움을 잃게 해서도 안 된다. 균형이 필요하다. 태권도의 본질은 더욱 깊게 가르치고, 교육의 방법은 더욱 넓게 고민해야 한다.  관장은 기술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설계하는 교육자다. 

 

그래서 오늘 다시 질문해 본다. 태권도만 가르치면 되는 걸까.  어쩌면 우리가 가르쳐야 하는 것은 발차기 기술 하나가 아니라, 태권도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사람을 이해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태권도의 정신이다. 

그리고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할 것은, 그 정신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교육의 방법일 것이다.